개요 #
하이브리드(Hybrid)란, 서로 다른 종(또는 계통) 사이의 교배를 통해 얻은 자손을 의미한다. 부모세대로부터 얻은 첫 번째 자손을 ‘잡종 1세대’라고 부르며, ‘F1’이라는 약자를 사용한다.(F1 : The First Filial Generation)
1. F1(잡종 1세대)의 장점 #
멘델(Mendel)의 분리의 법칙(Segregation)에 의해, 잡종 2세대에서는 원하지 않던 열성 형질이 나타난다. 하지만, 잡종 1세대는 부모의 우성형질만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현대의 농산물들 중에는 잡종1세대가 많다. 장점이 가득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F1하이브리드 커피는 훌륭한 향미, 높은 생산량, 병충해에 대한 저항력 등 최고의 특징들을 가질 수 있게 된다.
2. F1(잡종 1세대)의 단점 #
훌륭한 장점 뒤에, 중대한 단점이 있다. 씨앗을 심을 수 없다는 것이다. 씨앗을 심으면, 잡종 2세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세포 증식을 통한 클론 재배만 가능한 실정이다. 클론 재배는 씨앗 재배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커피생산국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F1하이브리드종을 재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3. F1 하이브리드의 개발 #
3.1 F1 하이브리드 개발 개요
F1 Hybrids는 한국말로 ‘잡종 제 1세대’를 의미한다. F1하이브리드는 커피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활용되고 있다. ‘Heterosis’, 또는 ‘Hybrid vigor’, 우리나라 말로 ‘잡종 강세’이다. 잡종 제 1세대는 부모세대보다 훨씬 우월한 형질을 갖는 현상을 말한다. 부모 양측의 장점을 모두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잡종 2세대에서는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해 열성인자(단점)가 발현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잡종 2세대는 안 된다. 다시 말해, 잡종1세대에서 나온 열매를 심을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 특정 품종에서 원하는 유전 형질만 선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는 품종들을 서로 섞는다. 일반적으로는, 기존의 품종(카투라, 카투아이 등)과 야생 품종(Landrace)을 교잡한다. 한 번에 무수히 많은 교잡종을 만들어내고, 그 중에 좋은 결과를 나타낸 품종을 선별한다. 연구실에서 선별된 F1하이브리드 품종은 각 나라의 농장을 통해 실험적으로 재배된다.
기대효과. F1 하이브리드에 기대하는 효과는 당연히 ‘이상적인 품종’이다. 가뭄이 극심한 나라에는 ‘가뭄에 강한 품종’을, 홍수가 잦은 나라에는 ‘홍수에 강한 품종’을, 병충해가 만연한 지역에는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심을 수 있게 하고자 한다. 다만, 그런 품종들은 모두 훌륭한 향미까지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F1 하이브리드에 기대하는 효과이다.
3.2 F1 하이브리드 현황
니카라과 C.O.E에서 그 결과가 나타났다. 니카라과에 재배된 F1하이브리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F1 하이브리드 품종인 “Centroamericano”가 2017년도 니카라과 C.O.E에서90.5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센트로아메리카노(Centroamericano)는 에티오피아 랜드레이스(Ethiopia Landrace)계열의 수단 루메(Sudan Rume)와 녹병 저항력이 강한 T5296 품종의 잡종1세대이다.이 품종은 녹병에 강하고, 생산성이 뛰어나면서 훌륭한 향미 품질까지 보장한다.
” Cetroamericao = SudanRume X T5296 “
3.3 F1하이브리드의 현재와 미래
많은 커피와 관련된 기관들은 F1하이브리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코스타리카의 ‘CATIE’, NGO 단체인 ‘WCR’는 협력하여, 100가지의 F1하이브리드 품종을 만들어냈다. 그 중에 20가지 샘플들이 선택되어, 배양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 중 5개의 품종이 중앙아메리카에 재배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에티오피아게이샤, ET47, Obata, T5175, Costa Rica 95, Marsellesa, San Isidro 34를 교잡하여 새로운 F1하이브리드 품종 15가지를 만들어냈다. 이 품종은 2018년부터 실험 재배에 돌입했다.
2017년에는 F1 하이브리드와 다른 품종을 교잡하는데에 성공했다. 이것을 “Three way F1 Hybrid” 라고 부른다. F1하이브리드 품종 “Centroamericano”와 에티오피아 토착종 “Geisha”를 교잡한 것이다. Centroamericano의 재배성향(강한 녹병저항력, 높은 생산성 등)과 Geisha의 높은 컵 퀄리티가 섞이길 바란 것이다. 이 품종은 2018년에 니카라과에 실험 재배를 시작했다.
2018년까지, World Coffee Research(WCR)는 75개의 F1하이브리드 종을 개발해냈다. 75개의 품종을 개발했지만, 75개의 품종이 모두 재배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2025년 안에는 중미지역과 아프리카지역에 F1하이브리드 품종을 적용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3.4 F1 하이브리드와 품종 개발의 방향
F1 하이브리드는 기존의 품종을 대체할 수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모든 커피 품종은 서로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곧 커피가 가지는 매력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커피들을 좋아하듯, 커피를 재배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품종도 서로 다르다.
F1 하이브리드는 현재 우리가 지닌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다. 기존의 품종들을 퇴출시키고자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아라비카 품종에 다양성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다. 재배에 어려움을 느끼는 농부들을 도와주기 위함이다. 커피생산량의 감소가 치명적인 경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국가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이다.
F1 하이브리드의 개발은 결과적으로 우리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세계의 커피 생산을 안정화 시켜줄 것이고, 가격 또한 안정화될 것이다. 커피 재배로인한 농부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이며, 그들은 삶의 여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농부들을 만족시키는 품종은 없다. 낮은 고도에서 재배하는 농부와 높은 고도에서 재배하는 농부를 모두 만족시키는 품종은 없다. 홍수가 잦은 지역의 농부와 가뭄이 극심한 농부를 모두 만족시키는 품종은 없다. F1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연구진들의 목표는 “각 농부들에게 적합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그들에게 보급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F1 하이브리드의 개발은 단지 커피 품종을 개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재배하는 농부들의 안정은, 곧 소비자의 안정이 될 것이다. 또한 커피생산국의 안정이 될 것이며, 커피업계 종사자들의 안정이 될 것이다. 손톱 크기도 되지 않는 작은 커피 한 알을 개발하는 것은 세계 곳곳에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안정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